낮잠을 자던 중 "이연걸의 태극권 영화"가 생각이 났다. 정말 잘 만든 영화이고, 전에 여러 번 본 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에 속하는 것은 아니었었다. 왜 이 영화가 생각이 났을까? 고민을 하던 중 영화를 보기로 마음 먹었다.
역시 태극권은 재미있었다. 시작부터 어린 동자승(이연걸) 시절 이야기가 나올 때도 감탄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천보(이연걸)와 군보 두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지나 청년이 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들도 정말 재미 있었다. 그렇게 가족 같이 지내던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지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사건에 휘말려 소림사를 떠나게 되고, 각자 인생의 목표에 맞게 헤어지게 된다. 끝내 욕심과 갈망에 휩싸인 천보는 그릇된 길로 나아가게 되고, 군보는 하늘의 뜻으로 그를 처단하게 된다.
태극권을 익히게 될 때 적을 용서하게 된다고 한다. 군보는 형제, 사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 천보를 개인적으로 용서했을 수 있으나 하늘의 뜻은 거역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태극권의 그 힘은 자연의 힘이다. 우리 모두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모두 자연 안에 속해 있다. 아무리 자신의 힘을 강하게 한다고 하여도 자연을 넘어설 수는 없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힘은 어느 한 개인의 이기를 위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연은 모두이기 때문이다. 모두를 위한 경우에만 그 힘을 사용할 수 있다. 나를 버리고, 모두를 향한 마음 그 안에 강한 힘이 있고, 힘이 아닌 모두를 위한다는 마음이 그 길로 인도한다.
결국 우리는 물 흐르듯이 살아야 한다. 물을 거스를 수 없듯이 우리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 명예와 부를 비롯한 헛된 것에 대한 집착을 버렸을 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임을 알게 깨닫게 된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만 안다. 모든 사람은 100년 정도의 시기만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과거 사람들이 아무리 권선징악을 떠든다고 하여도 지혜와 경험이 짧은 현재의 사람에겐 한낱 우화로 보일 뿐이다.
인간 아니 자연 모든 것을 관통하는 그 무엇인가는 있다. 우리의 부족함으로 인하여 그것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천년에 한 번 우주선이 하늘에서 내려온다고 가정해보자. 우주선이 내려왔다가 떠난 이후로 999년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은 사람들은 우주선의 존재를 믿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주선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사실이 거짓일까?